농사&상식

가을의 주인공(사랑은 이율배반적)

이슬(이난희) 2024. 10. 24. 19:09

 

 

텃밭에 오면 당신이

생각납니다.

한때 나의 어머니

한 남자 때문에

두 여자의 시작된 인연입니다.

 

가을 무 

파종시기 (9월7일)

 

속살이 보이기 시작
모든 영양분을
하얀 속살 안으로 

 

뿌리채소는 묘종 금지

외계인 탄생 ㅎㅎ

 

가을 감자  파종시기 (9월15일)

 

자연 그대로

풀만 조금 뽑아주고

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?

그냥 기다리면 된다.

 

어떤 색의 꽃이 필까?

보라색, 하얀색

 

하얀 서리가 내릴 텐데 ㅜㅠ

어서  너의 꽃을 피우렴

 

 

청 갓  파종시기 (8월24일)

 

 내 빰에  

무더위가 흘려 내렸어

 

 매일 물을 뿌려 널 기다렸어~

감칠맛을 자랑하는 널 보게 될 줄이야

 

 

김장배추,적배추 묘종(8월20일,9월10일)

 

기후 위기로 두 번의 묘종을

마음이 타 들어가는 기분이라 할까?

 

매일 새벽 널 보면서

괜찮아 

너에게 말을 걸어 보았어

 

 

당신이 늘 챙겨 주시던 것들

당신의 손길이 가득한 음식도

감칠맛을 제가 흉내 낼 수 있을까요?

 

 

가을의 주인공 /사랑은 이율배반적

 

비가 온 뒤라
텃밭에 풍경은 정글 같은 분위기

언제 크나 했는데
하얀 속살을 내보이는 무

기후 위기로
한번은 실패하고
두 번의 묘종으로
김장철 주인공으로

땅은 정직하고
숨김없이 그대로 드려내 보인다.
보고 있음 사랑스럽다.

쉽게 생각했던 그 모든 것들이
이렇게 손이 많이 가고
정성을 요하다니
마음을 알 것 같아서


당신의 거친 손
굽어진 허리를 보고 있음
마음이 쓰이지만
사랑은 이율배반적이다.